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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ㅡPlato, The Republic / 플라톤<國家論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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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반도의흔한중딩
    반도의흔한중딩
    ·5달전

    샨곰 - Caballa 1 2 (쓸쓸, 우울, 잔잔, 희망, 일상, 애잔, 샨곰, 우타이테)

    언어의 무게에 짓밟혔던 그 해
    겨울의 어느 매우 추웠던 그 때
    눈 쌓인 길을 홀로 걸어가며
    아파하고 있었지

    한 걸음마다 과거의 후회를
    한 걸음마다 숨기고픈 일을
    종이에 쓰고서 눈 속에
    몰래 감추려고 했을 때

    참새 한 마리 내게 다가와서
    "눈이 녹으면 다 보여질 거야"
    한 마디 말하고 몇 걸음
    걷더니 날아가버렸지

    뒤를 돌아보니 발자국 사이로
    캔버스 하나가 놓여져 있었고
    그 위에는 물고기 머리
    하나가 그려져 있었지

    불완전연소되어 의미를 잃어버린 듯
    입김에 쉽게 감춰지는
    형이상학적인 그 표정

    존재 가치에 목마른 그의 모습을 보는 게
    흡사 거울을 보는 것 같아 두려웠어

    꽃밭에 덩그러니 놓여진 재떨이 속
    잿빛에 물든 듯한 과거를
    잊으려 달려갔던 거리에 우두커니
    혼자서 방황하는 현재를



    아무 말 없던 물고기 불현듯
    자기소갤 하지, "내 이름은 카바야"
    "지금은 비록 머리뿐이지만"
    "날 때부터 정해진 내 이름은 카바야"

    자신의 없어진 몸을 찾아달라고
    나에게 나지막히 부탁을 했지
    그것은 분명히 내 자신에게도
    도움이 될 거라며

    주위를 샅샅이 찾기 시작하니
    어느덧 가로등 하나 둘 켜지고
    추운 달빛 아래 두 개의 캔버스를
    찾아내어 건넸지

    두 번째 그림과 세 번째 그림엔
    물고기의 반토막이 없었고
    빨간 속살이 허무하게 보여
    눈물을 훔쳤지

    카바야는 나를 보며 여전히 자기 자신의
    이름은 그대로라고 담담하게 말했어
    그림 한 장 속 자신도, 반쪽 짜리인 자신도
    여전히 모두 계속 사랑한다고

    갑자기 바람 하나 불어와
    겨울 바람 내음이 나의 머릴 깨우고
    반쪽의 자신마저 껴안은 그 모습이
    너무나 눈부시게 보였어

    정신을 차리고서 두 번째 그림 속의
    등 위에 날개를 그려줬어
    눈동자 속에 비친 내 모습도 이제는
    따스히 어루만져 줄 테니

    꽃밭에 덩그러니 놓여진 재떨이 속
    잿빛에 물든 듯한 현재를
    살면서 일그러진 자신을 사랑하며
    상처가 아물어질 미래를
    [출처] 샨곰 Caballa 1/2 +mp3|작성자 더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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